하늘과 땅 사이의 중세 도시, 호카마두흐

하늘과 땅 사이의 중세 도시, 호카마두흐

안녕하세요, 미지 세계문화 스케치북 프랑스 현지 리포터 박선아입니다.

원래는 제가 사는 지역에 대해서 쓰고 싶었지만, 파리에 대해서는 워낙 아는 사람도 많고, 제가 살고 있는 외곽 지역은 딱히 소개할 것이 없어서 다른 지역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프랑스 가족들과 함께 여행 갔던 곳을 소개하려고 해요.

바로, 호카마두흐 (Rocamadour)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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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카마두흐는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아 지역에 위치한 중세 도시로 « 성스러운 도시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주 협곡의 가파른 절벽 위에 세워진 이 성스러운 도시는 산티에고 순례길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에 등록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처음 호카마두흐에 도착했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가파른 절벽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의 모습은 실제로 보면 훨씬 더 아름답습니다. 꼭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에나 나올 법한 마을 느낌을 풍기지 않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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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에스칼리에(Grands escaliers)라고 불리는 이 계단은 호카마두흐 성지 순례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검은 성모상을 보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는 계단이죠. 총 216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백만의 사람들이 이 계단을 올랐다고 합니다. 때때로 어떤 이들은 무릎으로 계단을 올랐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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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에스칼리에를 다 오르면 성당에 도달하게 됩니다. 제가 여름에 갔었을 때는, 신부님들이 계단을 올라온 사람들에게 물을 나눠주고 있었어요. ㅎㅎ

성당 뒤로 가파른 절벽이 보이시나요 ? 앞서 설명했듯이 호카마두흐 도시는 절벽 위에 세워졌답니다. 파리 같은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멋진 절경을 이곳에서 볼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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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문학에 관심이 많으셔서 롤랑의 노래를 읽으신 분이 있으시다면, 이곳에서 듀란달의 부러진 조각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답니다. 당시에 계단 오르면서 건물 외벽에 적힌 Durandal이라는 이름이 낯설지가 않아서 한참 동안 머리를 쥐어짰는데, 이제야 기억이 나네요ㅠㅠ

음.. 호카마두흐에 대해서 포스팅을 할 줄 알았다면, 작년 여름에 갔었을 때 더 열심히 사진을 찍고, 더 열심히 안내 표지판을 읽을 걸 그랬어요. (뒤늦게 후회 중입니다. 사실 찍은 사진은 많지만, 프랑스 가족들이 찍혀있어서 올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세계 문화 스케치북 독자분들이 보다 더 많이 호카마두흐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을 가져왔답니다. France 2 채널의 프로그램 : Le Village préféré des Français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마을)의 호카마두흐 편 일부분입니다.

 

호카마두흐는 몽생미셸, 카르카손 도시, 에펠탑 그리고 베르사유 궁전 다음으로 손꼽히는 유명한 관광지입니다. 그런데 제가 프랑스 가족과 호카마두흐에 여행을 갔었을 때 길거리에 저를 제외한 아시아인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상당히 놀랐어요. 제 생각엔 이 곳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관광지인 듯 싶어요. 아마 프랑스 가족이 아니었으면 저는 이런 곳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한 번도 올 일이 없었겠죠 ? 늘 감사하면서 살아야겠어요.

여러분도 프랑스에 올 일이 있다면, 호카마두흐에 들러 프랑스풍의 중세 감성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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