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병원가기
프랑스에서 병원가기
여보세요, 여보세요 배가 아파요ㅠㅠ
배 아프고 열이 나면 어떡할까요 ?
당연히, 병원에 가야겠죠 ?
그런데 프랑스 생활 4년차인데도 저는 병원 가는 일이 참 번거롭게 느껴져요. 아니, 어렵다고 할까요. 언어적인 면에서 부담은 물론 프랑스 생활 첫 해 때보단 덜하지만, 늘 예약을 하는 과정이 어렵게만 느껴집니다. 특히나 이사를 해서 지역을 바꾸면 더더욱 그렇죠.
왜냐구요 ?
여기는 한국처럼 병원들이 커다란 간판을 달아놓지 않거든요. 정말… 가까이 다가가서 간판을 읽어야 이게 변호사 사무실인지 개인 병원인지 구분 할 수 있답니다.
ㅎㅎ 보이시나요. 파란 대문 옆에 붙어있는 세 개의 황색 간판.
길 건너편에서 보면 안과 간판인지, 치과 간판인지 구분도 안돼요.
위의 사진은 심리치료사 사무실 간판이에요. 엊그제 병원가면서 간판 사진 찍으려고 했는데, 저녁이라 어둑어둑해져서 사진이 잘 안나온 탓에 인터넷에서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실제 간판 크기는 20x30cm 정도이니, 얼마나 작은지 아시겠죠 ?
이렇게 조그만 간판 덕분에 그냥 산책하듯이 길을 걸어다니면, 동네에 병원이 있는 지 없는 지도 모를 판이에요. 게다가 가정집에 개인 병원을 차리는 의사들이 많아서, 병원을 찾을 때면 무슨 숨은 그림 찾기 하는 거 같기도 해요.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지금 살고 있는 외곽 지역에 처음 왔을 때는 동네에 병원이 하나도 없는 줄 알았다니까요.
물론 작은 간판만 문제면 다행이겠지만, 또 다른 문제가 있답니다. 바로 어느 병원 의사가 잘 치료하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에요. 저 같은 경우는 돌아다니는 걸 싫어해서, 인터넷으로 병원을 찾아 보았어요. (동네에 있는 일반의를 찾고 싶을 땐 « 동네 이름+médecin généraliste »를 검색해주세요 ! ) 워낙 인터넷으로 못하는 게 없는 시대라서 어디어디에 일반의가 있다, 라는 정보는 나오는데, 이 의사가 괜찮은 의사인지, 이 개인 병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지, 같은 상세한 정보는 나오지 않더라구요.
실제로 인터넷에 나온 주소대로 찾아갔었는데, 병원이 없어서 당황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 날 정말 아파서 더 서럽고 짜증났었죠..
이 문제는, 주변에 도움을 줄 사람이 없는 이상 직접 부딪혀보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약국에다가 근처에 괜찮은 병원 있냐고 물어봐도, 본인들이랑 친한 의사 사무실을 알려주기 때문에, 100 % 신뢰할 수 없거든요.
네, 결국 이번 포스팅은 하소연 특집이랄까요.
그래도 프랑스에서 병원 이용 팁을 드리자면,
- 급하게 의사를 봐야 할 경우 (저처럼 방광염으로 고생하시는 분들, 항생제가 급하게 필요하신 분들) 전화로 예약을 할 때, 의심되는 병명을 밝힌 뒤 약이 급하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Rendez-vous en urgence를 잡아달라고 요청합니다.
- 토요일은 선착순대로 진료를 해주는 개인 병원이 있으니, 인터넷에서 미리médecin sans rendez-vous를 검색해놓고 급할 때 이용할 수 있도록 병원 주소와 의사 이름, 전화번호를 미리 메모해둡니다.
- 병원 문이 다 닫은 오밤 중에 아플 경우는 SOS médecin에게 전화를 합니다. 전화 번호는 36 24입니다. 혹시 모르니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저장해주세요. 비상시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주소를 말해주면 빠른 시간 내로 의사가 방문합니다. (진료비가 일반의보다 비쌀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세요)
- 본인이 진료를 받길 원하는 의사 이름을https://www.monrdv.com/ 에서 검색해봅니다. 의사 이름이 해당 사이트에 등록되어 있으면 인터넷으로 예약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병원에 갈 일이 없에 평소에 몸관리를 잘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게 좋겠죠 ? 해외에서 생활할 땐 건강한게 최고랍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