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크리스마스는 아름답고, 나는 살찌고 (Le Noël est beau, mais moi, je vais grossir)

한국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는 어떤가요?

크리스마스라고 하면 우리는 ‘연인’, ‘커플’ 혹은 ‘데이트’ 같은 수식어를 떠올리곤하지 않나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시내를 가득 매운 다정한  남녀들, 절대로 떨어지지 않을 것마냥 서로 낀 팔짱, 예약이 가득 찬 음식점과 대기석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 혹은 자리가 난 음식점을 찾아 전전하는 이들이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크리스마스 이브 혹은 크리스마스의 이미지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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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건 크리스마스날 나가기 싫어하는 저한테만 해당되는 편견(?)이 아닌가 싶어 실제로 검색 포탈에 ‘크리스마스’를 입력해봤는데요, 역시 위와 같은 기사가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곤 합니다. 그만큼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연인의 날’이라는 공식이 만연한데다, 언제부터 생겨난 농담인지 모르겠지만 ‘24일’에 자서 ‘26일’에 일어나겠다는 쏠로들의 씁쓸한 한탄도 이맘때쯤이면 자주 들려오지요.

 

그렇다면 낭만의 나라, 프랑스에서의 크리스마스 역시 쏠로들에겐 기피하고픈 날일까요?

정답은 ‘NON!’

*non은 프랑스어로 ‘아니오’를 뜻합니다.

프랑스에서 모두들 당연하게 크리스마스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날이라고 여긴답니다. 프랑스 친구들한테 한국에서 크리스마스는 연인의 날이라고 설명해주면 다들 의외라는 반응을 보일 정도에요.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 보내는 프랑스의 12월 24일, 25일은 어떤지 한 번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연인과의 로맨틱한 날도 좋지만, 다른 나라의 크리스마스를 보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Alors, je vous invite au Noël au Mans! ( 자, 그럼 여러분을 르망에서의 크리스마스에 초대하겠습니다! )

 

영상에 나온 달력은 뭘까요?

위의 달력은 대림절 달력(le calendrier de l’avent)이라고 해요. 저는 그냥 노엘 달력이라고 불러요.

*l’avent: 성탄절 전 4주간의 시기를 일컫는 말

‘노엘’이라는 단어 많이 익숙하지요? 노엘은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를 뜻해요. 아마 찬송가에서 많이 들어봐서 익숙한 단어일거에요. 노~엘, 노엘~, 노엘~ 노엘~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저는 처음에 친구가 노엘 달력 사고 좋아할 때 많이 어리둥절 했어요. 이미 한 해가 다 갔는데, 왜 얼마 남지도 않는 2014년도의 12월 달력을 굳이 사는 걸까, 이해할 수 없었지요. 근데 알고 보니, 노엘 달력이 쓸 데 없이 입체적인 이유가 있더라고요. 1부터 24까지 적힌 숫자 뒤에 초콜렛이 숨겨져 있던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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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직접 만든 노엘 달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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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서 판매하는 노엘 달력)

그러니까 12월 1일이면 1이라는 숫자칸에 숨겨진 초콜릿을 꺼내 먹는 거죠. 이 달력은 어린 아이들이 크리스마스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얌전히 기다릴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만들어주던 것이라고 해요. 친구들 집에 놀러가면 크리스마스 달력이 하나씩 있는데, 각 칸마다 다른 초콜릿이 들어있어서 매일매일 하나씩 꺼내먹는 재미가 있다고 해요.

저는 이번 년도 12월 24일과 25일을 프랑스 가족과 함께 보냈어요. 24일은 제가 프랑스 엄마라고 부르는 게놀라의 친정에서, 25일은 제 프랑스 아빠인 크리스토프네 친척들과 함께 파티를 했지요.

 

그럼 이제 이틀에 걸친 크리스마스 먹방, 본격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한국의 명절처럼 프랑스는 24일, 25일을 가족들과 함께 보낸답니다. 그래서 앞서 말했 듯이 저도, 저의 프랑스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다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보셨든가 혹은 읽어보셨을거에요.. ‘프랑스는 식사를 길——-게 하는 나라’라는 말을. 제가 이 말을 왜 하는 지 다들 짐작하셨나요? 맞아요. 마치 한국의 명절처럼, 하루 종일 먹었어요… 아니, 하루 종일 먹어도 엄청난 양을, 몇 시간에 걸쳐서 집중적으로 흡수했답니다.

프랑스의 크리스마스를 소개하기 위함이라는 변명을 내걸고, 이틀간 정말.. 열심히 먹었어요.

그럼, 본격적으로 저의 크리스마스 먹방, 보여드릴게요! 배경 음악은 프랑스의 캐롤인 ‘작은 산타 할아버지(Petit papa Noel)’입니다.

*영상을 보면서 식사 시간을 계산해볼까요?

1) 뷔슈 드 노엘 (La Bûche de Noël): 프랑스식 크리스마스 케익. 입맛에 따라 아이스크림 케익 형태도 먹는 이들도 있고, 무스나 크림이 잔뜩 들어간 일반 케익 형태로 먹는 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24일, 25일에 걸쳐서 아이스크림 케익과 크림 롤케익 둘 다 먹었어요.

2) 푸아 그라 (Le Foie gras): 제가 프랑스에 가기 전부터 ‘이름’만 알고 있던 음식 중 하나였어요. 거위나 오리의 간으로 만든 음식이죠. 노릇하게 구워진 빵에 발라 먹으면 맛있답니다.

3) 생 자크 조개 요리 : 프랑스 서부에 위치하고 있는 헨느(Rennes) 지방의 요리라고 해요. 인터넷에 찾으면 크리스마스 때 먹는 전통 음식이라고 하는데, 제 프랑스 가족들은 그냥 특별한 날 먹는 음식이라고 설명해주더라고요.  치즈, 크림, 버터, 고기 등의 재료를 보면 느끼해서 못 먹을 거 같은데, 먹으면 고소하고 맛있어요.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달까요.

 

영상을 통해 본 프랑스의 크리스마스는 어땠나요? 물론 저의 테마가 ‘먹방’이었지만, 절대로 과장은 없었어요. 먹고 대화하고, 또 먹고, 차 마시고… 정말로 이랬답니다. 올해에는 꼭 양 조절해서 먹어야지, 조심해야지,라고 속으로 몇 번을 다짐했지만… 결국 음식 앞에서 결심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낭트 돌아가면 운동부터 해야겠어요.

 

글을 마치기 전, 프랑스어로 크리스마스 인사를 배워보는 건 어떨까요?

 

마지막으로 프랑스의 캐롤을 들으며, 지나간 크리스마스의 추억에 잠겨보아요. *가사 번역은 최대한 잘해보려고 노력했지만, 혹시라도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너그러이 넘어가주세요.

 

Joyeux Noël et Bonne anné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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