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동쪽의 알자스 No.2

알자스2
안녕하세요. 스트라스부르의 백수안입니다.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서 알자스 지역에 대해 조금 더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알자스 음식을 소개해 드릴게요. 하지만 알자스 지역에 대해서 다루기 전에 프랑스인들이 음식, 식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먼저 살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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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미슐랭 가이드라는 책을 들어보셨나요?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음식 계에선 Bible, 성경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정받은 가이드입니다. 가이드에선 레스토랑에 별을 매기며 나누는데요, 프랑스에는 609개에 별을 받은 레스토랑이 있다고 합니다. 별 3개를 가장 많이 받은 나라는 바로 일본, 2위는 프랑스와 모나코, 3위는 독일입니다. 알자스지방에는 5개의 가이드에 실린 레스토랑이 있어요.

알자스 지역의 음식은 사실 독일의 전통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프랑스와 독일의 혼합된 버전이라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알자스지역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프랑스는 음식이 훌륭하지만 양이 많지 않다. 독일은 양이 많지만 음식이 그리 맛있진 않다. 알자스는 맛있고 양도 많다!”

프랑스에서 음식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관광업과 경제에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예를 들면 프랑스의 와인 수출업은 매해 약 110억 유로의 수입을 냅니다. 한화 13조에 달하는 금액이죠. 그리고 프랑스의 한해 관광객은 8천5백만 명에 달합니다. 관광업이 프랑스 경제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하니 나라에서 음식산업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건 아주 당연할 수밖에 없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듯이 프랑스에서도 요리프로그램은 아주 큰 인기에요. 영국 방송 고든 램지의 신장개업, 키친 나이트메어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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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쉐프 고든 램지가 최악의 식당을 최고의 식당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인데요. 프랑스에서도 아주 인기가 많아요. 또 “Top Chef” “Master Chef”
“UN DÎNER PRESQUE PARFAIT (거의 완벽한 저녁)” 등의 요리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2010년에는 프랑스의 식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어요. “Entrée, Plat, Fromage, Dessert“ 전식(앙트레), 본식, 치즈, 디저트 순으로 식사를 해요. 물론 와인도 빠질 수 없죠. 사실 한국에선 와인을 접해 볼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비싸기도 하고 잘 모르기도 하고요. 하지만 여긴 와인을 정말 가볍게 자주 마시다보니 와인에 대해 자연스레 접하게 되었답니다. 또 프랑스인들에게 치즈와 와인은 필수적이랍니다.

다시 돌아와서, 그럼 알자스의 유명한 음식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가장 유명한 슈크르트(Shoucrout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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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얘기하면 양배추 절임입니다. 양배추를 잘게 썰어 화이트와인에 절인 음식이에요. 약간 시큼하면서도 짭짤한 맛이 나요. 소세지와 각종 햄 그리고 찐 감자와 곁들여 먹습니다. 꽃보다 할배에서 이서진이 부대찌개를 만들면서 김치대신에 슈크르트를 넣었었죠. 제가 그 당시 여기에 있었으면 아시아마켓으로 데려갔을 텐데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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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사심이 잔뜩 들어간, 타르트 플랑배(Tarte Flambé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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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굉장히 얇은 피자라고 보시면 돼요. Flambée는 “불에 그슬린“ 이라는 뜻이 있어요. 그랫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군데군데 탄 부분이 있답니다. 크림과 치즈, 양파 그리고 작은 고기조각이 잘 어우러지면서 정말 맛있어요. 한국에 토핑이 다양하게 잔뜩 들어간 피자에 비하면 부실해보이지만 크림과 치즈 그리고 달달한 양파가 잘 어우러져서 먹는 걸 멈출 수 없게 만든답니다. 🙂

마지막으로 플리시키슬르(fleischkiechle)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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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떡갈비정도를 연상하시면 될 거 같아요. 다진고기를 뭉쳐놓은 요린데요, 버거에도 들어가고 감자와 야채와 곁들여 먹기도 합니다. 떡갈비와 같은 음식으로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아무래도 저는 우리나라의 떡갈비가 더 생각나면서 별로 정이 안가는거 같아요.

프랑스 또는 알자스지역에 오시게 된다면 제가 소개해드린 음식들 외의 다른 맛있는 음식도 맛보시길 바라요!

알자스의 다른 얘기를 해볼까요?
한 가지 알자스지역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은 알자스 언어가 있다는 점이에요. 어떻게 보면 방언이라고 칭할 수도 있지만 이 언어는 사실 게르만의 언어에요.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프랑스의 방언이라고 할 순 없을 거 같아요. 지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 언어이지만 이 언어는 프랑스어나 독일어에 의해 없어지지 않고 꾸준히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어요. 스트라스부르에는 알자스 언어 연구소도 있고 강의를 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이 언어가 사라지지 않도록 지키고 있답니다.

또 하나 재밌는 사실은 프랑스의 국가 “Marseillaise“ 는 마르세유의 사람들이라는 뜻이지만 사실 스트라스부르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국가의 이름 때문에 당연히 마르세유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반전이죠. 이 노래는 1792년에 프랑스 정부가 오스트리아에 선전 포고를 한 소식이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한 날에 출정 부대를 고무하기 위해 작사한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Chant de guerre pour l’armée du Rhin (라인 군을 위한 군가) 라고 불렸지만, 프랑스 혁명 당시에 있었던 튈트리 궁전 습격 사건 때 마르세유 의용군이 부른 것을 계기로 라 마르세이유라는 이름이 되었어요.

사실 프랑스에 오기 전엔 이 지역이 특색 있는 지역인지 잘 몰랐어요. 아뇨, 사실 이 지역 이 도시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게 없었죠.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었구요. 그래도 처음 도착했을땐 다른 모든 사람들처럼 건물 사진도 많이 찍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했지만 며칠 후엔 금방 감흥이 식더라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맛있는 음식, 아름다운 도시 풍경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여러분도 혹시 프랑스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꼭 들려서 누리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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